라면 한 그릇에 마음을 녹이다
‘서울마음편의점’ 성북 1, 2호점

라면은 허기를 채우는 음식이자 마음을 달래는 위로의 한 끼이기도 하다. 이 익숙하고 따뜻한 한 그릇으로 이웃의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공간이 있으니, 하월곡동 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 1층에 자리한 ‘서울마음편의점 성북점’이다.
지난 3월 23일 문을 연 이곳은, 교차로 도로변에 위치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내부에 들어서니, 바 형태의 테이블과 프라이빗한 테이블이 보였다. 오전 시간임에도 어르신들이 자리해 이미 동네의 따뜻한 휴게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 안쪽에는 노래방 기기와 아늑한 1인 상담실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비대면으로 인공지능(AI) 심리상담과 서면검사를 통해 미처 몰랐던 내면의 상처를 발견할 수도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라면 코너’다. 벽면을 채운 다양한 종류의 라면과 라면을 끓일 수 있는 라면 기계, 인스턴트 국밥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최애 곡을 부르고, 갓 끓여낸 라면 한 그릇의 구체적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이었다. 마음편의점은 간단한 신청과 함께 외로움 자가 진단을 마치면 누구나 주 1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한 끼를 넘어 자신의 상태를 살피고, 돌볼 수 있는 소중한 통로가 될 것이다. 또한, 복지관과 연계한 특화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어 사회적 관계를 맺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지난 3월 30일, 정릉동 정릉사회복지관 지하1층에 ‘서울마음편의점 성북2호점’이 문을 열었다. 2호점 역시 고립위험도 자가 진단을 할 수 있고, 라면을 통한 소통 공간 운영 및 고립 위험군 대상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외로움을 느끼는 지역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타인의 불편한 시선 없이 오직 자신의 마음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혼자 사는 삶이 흔해진 시대다. 갓 끓여 낸 라면의 온기가 외로운 마음에 안부처럼 닿아, 반가운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명예기자 박은영
성북구 야외도서관 책 읽는 성북
‘책, 도심을 물들이다’

일상 가까이에서 도심 속 자연을 즐기며 책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성북구 야외도서관 책 읽는 성북이 지난 4월 성북길빛도서관과 길빛근린공원에서 운영됐다. 공원 곳곳에 3천여 권의 도서를 비치한 서가와 알록달록 빈백을 활용해 편안하고 자유로운 야외 독서 공간을 마련했다. 돗자리, 책, 보드게임 등 북키트가 담겨 있는 폴딩박스를 대여해 돗자리를 펼치고 앉아 독서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공원 계단에는 햇빛 가림막을 설치해 한낮에도 그늘을 제공해 쾌적한 환경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해가 사라지면 따스한 보름달 조명이 비치는 잔잔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놀이터 한편에는 쉬운 도서관을 마련해 느린 학습자, 지식 정보 취약 계층 등 누구나 부담 없이 책에 다가갈 수 있는 열린 서가를 운영했다. 우리 마을에 대한 최신 마을 정보와 도서까지 전시됐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야외도서관이었다. 또한 오케스트라 앙상블, 매직쇼, 재즈밴드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까지 더해져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열린 공간에서 펼쳐진 야외도서관은 독서를 무겁고, 어렵게 느끼기보다 쉽고 즐겁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도서관을 어색하게 생각했던 지역 주민들이 도서관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해 질 녘, 보름달 수십 개가 밤하늘을 밝히는 ‘성북지니 보름달 숲’으로 색다른 매력을 더했다. 가장 편안한 장소에서 책을 읽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 조명으로 낭만이 더해져 아늑함을 느낄 수 있었다. 꽃향기 가득한 봄볕 좋은 날, 자유롭게 앉거나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자연 속 힐링 독서로 특별한 봄날이었다.

명예기자 김미선
아름다운 정원에서 만나는
그리스 신화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오동근린공원의 물빛정원에서 개최되는 〈그리스 그림책으로 만나는 신화의 숲〉이라는 프로그램명을 듣자마자 호기심이 생겼다. 어떤 모습으로 단장하여 주민들을 맞이할지 무척 궁금했다.
방문 전에 그리스 신화에 대해 알고 싶어서 오동숲속도서관에 들러서 관련 책을 조금 읽었다. 이번 기회에 새로운 신화도 읽고, 잊은 이야기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 도서관에서 물빛정원으로 걸으며 천천히 숲속을 둘러보니 파란 하늘이 맑아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푸르른 나뭇잎들이 나를 반겨주는 것만 같아서 방문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행사장에 도착했더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 문화에 푹 빠져 있었다. 그리스어 알파벳 스탬프를 찍어보며 깔깔 웃는 아이들도 있었고, 한가로이 그림책들을 보면서 미소 짓는 어르신들도 보였다. 나도 커다란 그리스 지도를 천천히 둘러보며 몇 년 전 여행했던 그리스의 유적지를 떠올렸다. 그런 다음 그림책을 몇 권 보고, 타투를 손등에 그려보기도 했다. 특히 그리스 대사님이 직접 들려주는 그림책 스토리텔링 시간이 가장 기대되었다. 그리스어와 한국어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언어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는 색다른 경험으로 참 행복했고, 이야기를 듣는 내내 상상력이 자극되어 더 많은 신화를 읽고 싶어졌다.
저녁까지 이어진 퓨전 국악 음악으로 풍성한 하루가 완성되었다. 평소에 잘 접하지 못했던 공연을 아름다운 자연 아래 감상할 수 있다니, 눈과 귀가 즐거웠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의 미소로 행사의 만족감을 가늠할 수 있었다. 주민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된 행사 덕분에 몸과 마음이 풍성하게 채워졌다. 새로운 문화를 알아가고, 잊고 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어 더없이 소중한 경험이었다.
명예기자 김인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