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잇다, 성북을 잇다 -
〈다시, 봄〉을 다녀오다


성북천 벚꽃길은 낮이나 밤이나 가족, 커플, 친구들의 사진 인증 명소여서 북적인다. 이 명소를 문화공간으로 진하게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 올해 처음 성북천 일대에서 열린 봄의 축제, 〈2026 문화가 흐르는 성북천 ‘다시, 봄’〉에 다녀왔다.
지난 4월 3일부터 12일까지 매일 15시부터 20시 40분까지 진행된 행사는 야외 도서관 ‘책 읽는 성북천’ - 거리공연 ‘다시, 봄’ - 미디어 아트 순으로 이어졌다. 너도나도 성북천 수변활력거점(성북구청 앞)에서 앉아서 책을 읽거나,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성북천을 끼고 러닝을 하거나 산책하는 모두가 참여하고 즐겼다.
성북구와 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니만큼, 각종 최신 책을 비롯해 약 500권을 비치해 두어 야외 도서관을 즐길 수 있도록 널찍한 공간을 마련해 두었고, 해가 저물 때는 공연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되었다. 19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메모리즈크루의 매력적인 댄스, 마술가 정인규의 즐거운 마술쇼, 박소현의 감탄을 자아내는 거문고 연주, 가수 전건호의 열정적인 무대 등 매일 다른 공연이 이어졌다. 그 외에도 팝페라, 재즈, 피아노 트리오 등 다양한 장르의 라인업을 준비하여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하였다.
공연 후 돈암성당 외벽을 비추는 미디어 아트는 문화콘텐츠의 화룡점정으로 마무리되었다. ‘성북천을 찾는 누구나 공연을 즐길 수 있고, 일상에서 자연과 예술을 함께 벗 삼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라는 한 구민의 소감처럼, 성북구의 익숙한 아름다움 속에서 색다른 경험을 체험할 기회를 누릴 수 있어서 좋았다. 문화예술이 우리 곁에서 가깝게 함께 하는 소식이 들려오면, 언제든지 발로 취재하며 성북구의 소식을 기쁘게 알릴 예정이다.
명예기자 강내영
성북회화연구소가 남긴 유산,
성북구립미술관 2026 기획전시
〈1946, 성북회화연구소〉

성북천변을 걷다 보면 오래된 여관이 하나 보인다. 지금의 ‘태화장’이 위치한 이곳에 80년 전, 한국 최고의 화가들이 모여 꿈을 키웠던 ‘비밀 화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성북구립미술관(성북구 성북로 134)의 2026년 첫 전시인 〈1946, 성북회화연구소〉는 성북 지역 미술사 연구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성북회화연구소’는 성북구 보문동에 거주하던 화가 이쾌대(1916~1965)가 돈암동에 설립하여 운영했다고 한다. 광복 후부터 한국전쟁 전까지 짧은 기간 존재했지만, 한국 미술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이 공간이 특히 의미 있는 이유는 광복 직후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정치적 노선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그림’에만 몰두하고 싶어 했던 예술가들이 모였던 창작공동체였다는 것과 물방울 화가 김창열, 조각가 권진규 등 이곳에서 함께 공부하거나 교류했던 작가들이 한국 화단의 거목이 되었다는 점이다.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현장감 있는 아카이브형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몰입을 선사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전시의 1부(성북회화연구소의 시작)에서는 이쾌대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통해 회화연구소 설립 의지와 배경을 보여준다. 2부(현실을 그리다)는 당시 회화연구소에서 이뤄졌던 인물 데생 수업과 해부학 강의 흔적을 보여주며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는 이쾌대의 미술 철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제자들의 드로잉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마지막으로 3부(예술의 부흥)에서는 회화연구소를 거쳐간 12명의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성북에 연고를 둔 예술가들의 뿌리와도 같았던 화실의 역사적인 현장은 어른들에게는 영감을 주고, 아이들에겐 우리 동네의 역사를 알려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기간 26. 3. 26.(목) ~ 5. 24.(일)
※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명예기자 고은아
철마다 다른 아름다움 가득한
정릉 숲길

성북에는 걷기 좋은 길이 많다. 정릉 숲길도 그 가운데 하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정릉은 조선 1대 태조의 왕비 신덕황후의 능으로, 넓은 숲에 둘러싸여 있다. 성북구민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정릉 입장료를 50% 할인받아 500원에 입장할 수 있다.
정릉 숲길을 다 둘러보는 데는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많이 걷기 힘든 분들은 능 앞의 평지를 산책할 수 있다. 키 큰 소나무 아래 벤치가 넉넉히 있어 쉬기에 좋다.
정릉 숲은 철마다 다른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이번에 갔을 때는 진달래와 산수유가 숲을 봄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숲길로 들어서니 색색의 새들이 노래하며 날고, 어린 딱따구리가 나무 위로 오르다 톡톡톡 나무를 두드린다. 높은 소나무 사이 흙길이 걷기 좋게 돼 있다. 소나무 숲을 지나면 팥배나무 숲이 나온다. 봄에 팥배나무의 회색 가지에서 순박한 하얀 꽃이 필 때면 참으로 아름답다.

조용한 숲길을 천천히 걷고 있으면 이런 숲 가까이 사는 것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 숲길 중간중간에는 쉼터도 여러 곳 있다. 벤치에 앉으니 다사로운 햇살이 내려앉고 선선한 바람이 뺨을 스친다.
정릉 숲에는 소나무와 팥배나무 외에도 참나무, 국수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산다. 가을이면 노랗게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가 장관이다. 커다란 적송 아래 작은 나무에서 싱싱한 새잎이 돋아나고 있다. 나도 걱정, 옹졸함 같은 묵은 마음을 내려놓고 새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우리가 다시 나아갈 수 있게 이끌어준다.
위치 아리랑로19길 116
운영 화~일(월 휴관)
명예기자 김선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