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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인의 이야기] 검정 우산과 엄마
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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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人의 이야기 Ⅰ

검정 우산과 엄마

김명숙(삼선동)

검정 우산 일러스트

며칠 전 엄마의 2주기였다.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나는 그 검정 우산을 다시 꺼내보게 된다. 엄마와 그 우산의 인연은 2023년 8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엄마는 인지장애가 있어 최근의 일은 잘 기억하지 못하시고, 예전 것만 기억하셨다.
그날도 비가 조금씩 내리는데 나는 친구와 약속이 있어 외출하며 말씀드렸다.
“엄마 나 다녀 올게. 집에 계셔.”
엄마는 늘 말 잘 듣는 착한 환자였다. 단지 기억만 잘 못하실 뿐.
1년 이상 혼자는 외출하신 적이 없어 별생각 없이 친구와 만나고 있는데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따님이십니까? 경찰인데 어머니를 모시고 집에 왔습니다.”
너무 혼비백산하여 음식도 먹다 말고 집으로 왔다.
엄마는 자식들을 키우며 수십 년을 보내신 정릉을 늘 ‘집’이라 여기셨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아니라, 당신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 집으로 가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우산도 없이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정릉을 향해 한없이 걸어가셨던 것이다.
힘이 드셨는지 결국 성신여대입구역 앞에 잠시 앉아 계셨다고 했다. 나중에 아파트 CCTV를 통해 그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기운 없이 가랑비를 맞으면서도 집을 찾아 떠나는 엄마의 작은 뒷모습이 어찌나 애틋하던지 한동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때 지나가던 한 남자분이 비 맞은 채 역 입구에 힘없이 앉아 계신 할머니를 그냥 지나치지 않으셨다. 검정 우산을 건네주시고 112에 신고까지 해주신 덕분에 경찰과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 그 일을 겪은 뒤 엄마는 휠체어로 외출할 때를 제외하고는 밖에 나가지 않으셨고, 몇 달 후 돌아가셨다.
지금도 그때 건네받은 검정 우산을 볼 때마다, 이름도 모르는 그분의 따뜻한 마음이 떠오른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전하고 싶다. 우리 가족 모두가 그날의 도움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깊이 감사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어머니를 안전하게 모셔다주신 경찰관님께도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 이후로 나 역시 길에서 도움이 필요한 분을 만나면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노력하고 있다. 내 고향 성북구에는 아름다운 자연만큼이나 따뜻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런 마음들이 모여 성북이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란다.

엄마와 딸 일러스트




성북人의 이야기 Ⅱ

이경훈 님 사진

함께라서 더 특별한 우리 가족의 탐험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함께라서 더 즐거운 가족여행, 성북에서 시작된 우리 가족의 소중한 하루입니다.

이경훈(장위동)



김민선 님 사진

성북에서 함께 자라는 두 아이, 서로의 손을 잡은 따뜻한 순간.

김민선(장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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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호
2026년 5월호
  • 등록일 : 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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