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에서 다시 걷기 시작하다
‘배움과 함께하는 나의 재취업 기록’
김상민(정릉동)

작년 8월 말, 23년 동안 몸담았던 출판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권고사직이라는 갑작스러운 이별이었고, 솔직히 말해 많이 힘들었습니다. 사무직 경력만 쌓아온 터라 뚜렷한 자격증이나 남들 앞에 내세울 만한 어학 실력도 없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함이 먼저 찾아왔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9월 말, 사랑하는 아들이 논산훈련소에 입대했습니다. 마음이 복잡한 시기에 겹친 이별과 공백은 생각보다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의 아빠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주저앉을 수는 없었습니다. 다시 일어서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재취업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우선 건강부터 챙기자는 생각으로 매일 1만보 이상 걷기 시작했습니다. 정릉천에서 북한산 국립공원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를 걸으며 머릿속을 정리했고, 계절이 바뀌는 풍경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천천히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걷기였지만, 어느새 마음의 여유까지 함께 얻게 되었고 걷기와 함께 배움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성북50플러스센터에서 ‘디지털 콘텐츠 크리에이터’ 과정을 이수하며 기초적인 시각디자인을 배웠고, 센터에서 진행된 중장년 대상 특강에서 크게 웃으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는 성북정보화센터에서 엑셀 과정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성북구민이라면 1만 원이라는 부담 없는 비용으로 실무에 꼭 필요한 엑셀 교육을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걷기를 생활화하다 보니 성북50플러스센터(보문동)와 성북정보화센터(삼선교)까지도 한 시간 넘게 걸어 다니게 되었고, 여유가 있을 때는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려 읽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군 복무 중인 아들을 위해서라도 꼭 재취업에 성공해 면회 가고 싶습니다. 다시 걷고, 다시 배우며, 성북구에서 제 인생의 다음 장을 차분히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출근길의 촌극
김동석(종암동)

아침에 알람을 놓친 날은 늘 전쟁이다. 세수도 대충, 아침밥은 생략, 옷은 눈에 보이는 대로 챙겨 입는다. 그날도 나는 허둥지둥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뛰쳐나왔다. 버스에 올라서야 사람들의 시선이 내 발끝에 꽂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내려다본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왼쪽은 운동화, 오른쪽은 구두였다. 나는 황급히 발을 가려 보려 했지만, 발끝은 이미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가 된 듯 주목을 받고 있었다. 그날 나는 직장에 도착하자마자 편의점 슬리퍼를 사 신어야 했다. 서두른 탓에 출근길은 코믹한 해프닝으로 변했고, 하루 종일 동료들의 놀림을 감수해야 했다.
그날 집에 돌아와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차라리 조금 늦더라도 신발을 제대로 확인했더라면, 오늘 하루가 이렇게 소동극으로 끝나진 않았을 텐데….’ 순간 떠오른 속담이 있었다. 바로 “급할수록 돌아가라.” 우리는 종종 빨리 가야 한다는 압박에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그러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신발을 다시 확인하는 몇 초의 시간이 하루를 바꾸고, 차분한 준비의 순간들이 인생을 바꾼다.
나는 지금도 아침마다 신발을 신을 때면 그날의 촌극을 떠올린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되뇐다. “조금 늦더라도, 바르게 가는 것이 결국 더 빨리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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