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은 병명 그대로 뼈에 구멍이 많아지면서 골밀도가 낮아지고 골격이 약해지는 질환으로,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부쩍 선선해진 날씨에 야외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건강하고 안전한 나들이를 위해 미리 뼈 건강을 살필 필요가 있다.
골다공증은 그 자체로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용한 뼈 도둑’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진료실을 찾는 많은 환자들이 정작 뼈가 부러지고 나서야 골다공증임을 알아차리는 경우가 적지않다. 골다공증은 골밀도 검사를 통해 확인한 본인의 ‘T-점수’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T-점수’는 건강한 성인과 비교해 나의 골밀도가 얼마나 낮아져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나만의 ‘뼈 점수’다. T-점수가 -2.5 이하일 경우 골다공증으로 진단하며, 점수가 낮을수록 골절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여성은 폐경을 기점으로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골밀도가 급격히 감소해 골다공증에 더욱 취약하므로, 50대 이후부터는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미리 자신의 뼈 건강을 체크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부러지면 앉거나 서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겨 거동이 불편해질 뿐만아니라, 심한 경우 오랜 기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골다공증 골절은 한 번 발생하면 또다른 부위에서 다시 부러질 재골절의 위험이 최대 10배까지 높아지고, 골절이 반복될수록 건강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첫 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골다공증 치료는 골절이 생기기 전에 최대한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당장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뼈는 더욱 약해져 골절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골다공증은 고혈압, 당뇨병처럼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기에 치료 시작단계에서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의를 통해 장기치료에 적합한 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6개월마다 한 번 주사로도 지속적인 골밀도 증가와 효과적인 골절 위험 감소가 가능한 치료제도 있어, 매일 약을 챙겨 먹을 필요 없이 골다공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만약 이미 골다공증으로 골절을 겪었다 하더라도 늦었다고 여겨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후에 또 발생할 수 있는 추가 골절을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생각하고 즉시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건강한 노후를 되찾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영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