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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인의 이야기] 손을 놓는 연습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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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정릉동)
현관문 앞에서 하루가 시작된다. 우리 집 아침은 ‘출근’이 아니라 ‘이별’이다. 딸은 내 가방 끈보다 손목을 더 단단히 잡는다. 신발을 신는 동안에도 놓지 않으려는 그 작은 고집이, 요즘 우리의 풍경이다.
“금방 와.” 나는 매일 같은 말을 한다. 하지만 딸에게 ‘금방’은 믿기 어려운 시간이다. 아이는 시계가 아니라 마음으로 시간을 재니까. 그래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실’을 만들었다. 내가 밖에 나가면 우리를 이어주는 투명한 실이 생긴다고 말해 주었다. “이거 안 끊어져?” “절대 안 끊어져.”
어느 날, 어린이집 앞에서 유난히 오래 서성이던 딸을 두고 돌아섰다. 마음이 약해질까 봐 평소보다 빨리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점심쯤 선생님에게 메시지가 왔다. “오늘은 혼자서도 잘 놀았어요. ‘엄마랑 실로 연결돼 있어서 괜찮아’라고 하더라고요.” 그 문장을 읽고 웃음이 나면서도 울컥했다.
아이는 나를 놓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놓아도 괜찮아지는 연습을 하고 있었던 거였다.
그날 이후 아침은 여전히 비슷하다. 다만 우리는 그 이별을 조금 더 믿게 되었다. 딸은 손으로 실을 잡고, 나는 마음으로 그 끝을 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