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거창한 계획보다는 차분히 마음을 정돈할 시간이 필요한 1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장위동의 보석 같은 공간으로 산책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160년의 세월을 품은 ‘장위동 김진흥 가옥’과 근현대 건축의 멋이 어우러진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을 소개합니다.
산책의 시작은 돌곶이역 인근 주택가입니다. 북서울꿈의숲 방향으로 걷다가 골목 안쪽 길을 따라가다 보면 빌라 사이에서 우아하게 뻗은 기와지붕의 ‘장위동 김진흥 가옥’이 나옵니다. 이곳은 조선 순조의 딸 덕온공주의 남편 남녕위 윤의선이 살았던 집으로, 1865년(고종 2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7년 서울특별시 민속문화재 제25호로 지정된 이 건물은, 이후 소유주인 김진흥 씨가 불교 교단에 건물과 토지를 기증하면서 현재는 ‘진흥선원’이라는 이름의 절로 바뀌었습니다. 솟을대문과 담장 너머에는 남향의 넓은 터에 안채, 사랑채, 행랑채, 별채, 별당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상의 풍경 한가운데, 오롯이 세월의 무게를 견뎌온 가옥의 깊은 고요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장위동 김진흥 가옥 외관 ⓒ성북문화원
한옥의 정취를 뒤로하고 언덕길을 따라가다 장위1동 주민센터 뒤편 골목으로 들어서면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 김중업이 리모델링한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을 마주하게 됩니다. 2017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현관과 계단실의 스테인드글라스 창, 1층의 벽난로와 함께 우물마루, 전통 창호 등 한옥의 요소를 곳곳에 활용해 서양식 주택 구조에 한국의 미가 조화롭게 섞인 독특한 건물입니다. 내부는 건축과 미술에 대한 상설 전시와 건축가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어, 주민 누구나 다양한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지역 문화의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 ⓒ성북문화원
한옥에서 시작해 현대 건축으로 이어지는 이 길을 걷다 보면, 장위동이라는 동네가 품은 시간의 겹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빠르게 변하는 도시 속에서도 과거의 구조와 생활 양식을 그대로 품고 서 있는 건물은 많지 않습니다. 이번 1월에는 장위동의 오래된 시간과 건축적 가치를 담고 있는 골목을 조용히 둘러보며 겨울 산책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성북문화원 마을아카이브팀 ☎ 02-765-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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