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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책] 9월의 산책, 길상사에서 가을을
202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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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언덕 위에 자리한 길상사(吉祥寺). 도심 속에서 휴식과 명상을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불교사찰이지만, 원래 이곳은 고급 음식점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길상사는 대원각이라는 한식집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설립자인 김영한 여사(1916~1999)는 지금의 부지를 사들여서 대원각이라는 한식집을 운영하였습니다. 이후 대원각은 서울의 3대 요정으로 불리며 1960~70년대 ‘요정정치’의 현장이 되었습니다. 이랬던 대원각은 이후에 불교 사찰로 탈바꿈하는데요. 여기에는 김영한 여사와 법정 스님(1932~2010)과의 인연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1987년 법정 스님의 수필집 《무소유》를 감명 깊게 읽은 김영한 여사는 법정 스님을 미국 LA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때 그녀는 대원각 7,000여 평의 토지를 시주하겠다고 제안하였습니다. 법정 스님은 수차례 거절하였지만 결국 그녀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1995년 시주받은 토지와 건물을 조계종에 등록하였습니다. 이후 1997년 12월 14일 길상사라는 이름으로 개원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길상사는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성북02번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도보로는 약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사찰 내부는 울창한 나무와 꽃들로 가득해, 마치 숲속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곳곳에 있는 벤치에 앉아 있으면, 초가을의 신선한 바람을 타고 편안한 분위기를 더욱 느끼실 수 있습니다.

길상사의 또 다른 매력은 전통 건축물과 예술 조형물에 있습니다. 극락전, 길상헌 등 전통 건축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찰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냅니다. 특히 ‘관음보살상’은 길상사의 예술적 품격을 높입니다. 이 작품은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가 만든 것으로, 자비로운 표정에서 위안과 편안함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길상사 창건의 기반을 마련한 김영한 여사의 공덕을 기리는 ‘시주 길상화 공덕비’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비석은 그녀의 무소유 정신과 헌신이 사찰에 남긴 발자취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길상사 관음보살상 ⓒ성북문화원
길상사 관음보살상 ⓒ성북문화원

2016년에 만들어진 ‘다라니 다원’은 방문자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이 다원은 극락전과 설법전 사이의 언덕을 따라 올라가는 길목 중간에 위치합니다. 내부는 차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 공간과 함께, 법정 스님의 저서와 일반 도서가 구비된 서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메뉴로는 커피는 물론, 황매실차와 식혜 같은 전통차, 그리고 소박한 다과도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켜 줍니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 역사, 전통이 함께하는 길상사를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달 성북구의 길상사에서 진정한 휴식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성북문화원 마을아카이브팀 ☎ 02-765-1611
성북구청 기획예산과 ☎ 02-2241-3813

2025년 9월호
2025년 9월호
  • 등록일 : 2025-08-25
  • 기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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