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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인의 이야기] 어른이 된다는 것
202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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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종암동)

초등학교 시절, 두 살 터울의 동네 형이 있었다. 판자를 사이에 둔 옆집에 살며, 나를 친동생처럼 아껴주던 형이었다. 나도 그런 형이 좋아 늘 뒤를 따라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집 앞에서 형과 사소한 다툼이 벌어졌다. 분명 내가 잘못했지만, 버릇없이 형에게 대들었다. 모든 게 내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었던 유치한 시절이었다.

다툼이 커지자 형의 어머니가 나섰고, 뜻밖에도 아무 잘못 없는 형을 꾸짖으셨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분은 상황을 정확히 알고 계셨단다. 그럼에도 단호하게 형을 나무란 이유는, 어린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길거리에서 아이 둘이 싸우고, 그 부모들이 격렬히 맞서고 있는 장면을 보았다. 서로 자식 편만 드는 모습 속에서 문득, 형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남을 탓하기보다 자신을 먼저 돌아본 그녀의 모습.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왜 그분이 동네 어른들에게 존경받았는지를.

이제 나도 다짐한다. ‘춘풍추상(春風秋霜)’의 가르침대로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나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한 마음으로 살아가리라.

2025년 7월호
2025년 7월호
  • 등록일 : 2025-06-24
  • 기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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