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기지개를 켜는 요즘 성북천은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성북천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걷다 보면 맑은 물소리와 함께 얼굴을 내미는 봄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성북천은 북악산에서 발원하여 성북동을 지나 청계천으로 합류하는 개천으로, 이중 보문동과 안암동을 지나는 하류 구간은 안암천 또는 안감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문1교 부근에 다다르면 제방에 조성된 벽화를 볼 수 있습니다.
한 손엔 태극기를, 한 손엔 돌을 든 사람들이 맹렬한 기세로 전차를 향해 돌을 던지고 있는 이 벽화는 안암천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을 재현한 것입니다. 1919년 3월 26일 밤, 안감리(현안암동)에 모인 200여 명의 사람들은 만세를 외치며 인근을 지나는 전차에 돌을 던졌습니다. 3월 1일 시작된 독립만세 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성북에서도 산발적으로 만세운동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날 안암천에 모인 사람들은 왜 만세운동을 하면서 전차를 향해 돌을 던졌을까요?
당시 전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식민 지배와 사회적 갈등의 상징이었습니다. 1907년 한양도성의 훼철과 함께 시작된 전차 노선의 확장은 조선 왕조의 권위가 박탈되는 과정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일본인들의 편의를 고려한 전차 노선과 비싼요금 그리고 잇따른 인명사고는 전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했습니다. 전차 차장·운전사 등이 일본인과의 임금 차별 및 부당한 처우에 맞서 벌인 파업이 독립운동의 일부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차를 파괴하는 것은 식민 통치에 대한 저항을 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벽화 옆 만세운동 참여를 독려하는 광고문은 당시 사람들이 어떤 심정으로 모였을지 짐작게 합니다. 특히 이 벽화와 광고문은 주민들이 스스로 잊혀가는 역사를 기억하고 애향심을 고취하고자 주민참여예산으로 조성한 것이기에 더욱 뜻깊습니다. 따듯해지는 봄 100여 년 전 뜨거웠던 독립에 대한 열망을 되새기며, 성북천을 거닐어 보면 어떨까요?
성북문화원 마을아카이브팀 ☎ 02-765-1611
성북구청 기획예산과 ☎ 02-2241-3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