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에는 여러 산이 있어 가까이에서 자연을 느끼기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성북구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구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산이 있는데요, 바로 개운산(開運山)입니다. 개운산은 북한산(835.6m)이나 북악산(342m) 등 성북구의 다른 산들과 비교하면 야트막한 134m의 높이를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접근성이 좋아 구민들에게 친근한 공간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 개운산 경관(2020, ©서울연구원)
개운산의 이름은 ‘나라의 운을 연다’는 뜻을 가진 인근 사찰 개운사(開運寺)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산 주변으로는 안암동과 돈암동 그리고 종암동이 함께 접하고 있는데요, 주변 동네의 이름에는 바위 암(巖)자가 들어간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운산이 크고 작은 돌들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실제로 개운산에는 1960년대까지 채석장이 있었으며 현재도 종암중학교 주변으로 채석장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기록인 ‘조선소요사건관계서류’에 따르면 개운산은 독립운동의 배경이 되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이 문서에는 1919년 3월 27일 경기도 고양군 숭인면 돈암리 산 위 약 50명의 인원이 참가한 만세운동이 발생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돈암리 산은 지금의 개운산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울창한 산림이었던 개운산 일대는 광복 후 월남민들이 정착하여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벌목하고, 6·25전쟁 당시의 전투로 나무가 타버려 한때는 민둥산이 되기도 하였는데요. 이후 산책로를 조성하고 나무를 심는 등 지속적인 관리로 이전 모습을 되찾게 되었고, 1995년 서울시 자연환경보전기본계획 수립에 따라 개운산 일대가 근린공원으로 조성되며 구민들의 휴식처와 운동 공간으로 지금까지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은 개운산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날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서 ‘성북 해맞이 행사’가 열리기 때문인데요. 매년 1월 1일, 개운산 운동장에서는 구민들이 함께 모여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고 새해의 시작을 기념합니다. 이렇듯 개운산은 예로부터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였으며 역사적 사건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성북구민의 포근한 휴식처가 되어주는 개운산에서 2025년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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