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뒤로가기
맨위로
정보마당
[명예기자가 간다] 원형, 또 다른 작품.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2024-05-24
  • 기사공유
  • 엑스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링크 복사
본문글자크기

명예기자 김수정

기하학적 모양의 석고 조각들이 가득한 아담한 주택이 정릉의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붉은 벽돌의 외관이 유독 눈길을 끄는 이곳은 한국 현대 조각 1세대 작가인 최만린(1935~2020)이 30년간 거주했던 삶의 터전이자 작업실이다. 성북구에서 매입하여 성북구립미술관 분관으로 조성하여 그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활짝 열린 대문과 현관문을 지나면 흰색의 벽에 둥근 아치의 문과 통유리창, 그리고 나무계단과 높은 천장의 멋진 내부로 들어서게 된다. 옛 공간의 골격과 원형을 간직한 채로 공공미술관으로 리모델링되었다.

2024년에 마련된 기획전시는 최만린의 석고 원형조각을 중심으로 한 〈흰:원형〉展이다. 최만린의 석고 원형조각만 선보이는 최초의 전시이다. 1958년부터 2010년대까지 60여 년이 넘는 작품 활동 중 작가의 대표적인 석고 원형과 드로잉 등 총 65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작가의 집이자 작업실이었던 이곳에서 석고 원형 대부분이 탄생했다고 하니 그 의미가 남다르다.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하얀색의 석고 원형 그대로가 작품인 조각들도 여럿 볼 수 있다. 작가가 학창시절에 작업한 초기작품들이다. 비싼 브론즈로 제작할 여력이 없어 석고 원형 그 자체가 완성품이 되었다.

작가는 70년대를 기점으로 청동 주물을 위한 석고 원형을 제작했다. 일반적으로 완성품인 청동 조각이 제작되면 석고 원형은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만린은 석고 원형 또한 작가의 조각 작품으로 생각하며 폐기하지 않고 또 다른 작품으로 남겨두었다. 하얀색이 아닌 얼룩덜룩한 색을 입은 석고 조각들이 바로 그렇게 남겨진 작품이다. 인위적으로 색을 입힌 것이 아니라 청동 주물을 위해 작업한 결과물이라고 하니 어쩐지 더 자연스럽고 멋스럽게 느껴진다.

완성된 작품, 그리고 그 이전의 원형 작품까지 소중하게 남긴 작가의 마음을 그가 살았던 장소에서 함께 느껴보시길 바란다.

위치 성북구 솔샘로7길 23
최만린미술관 ☎ 02-6952-5016

2024년 6월호
2024년 6월호
  • 등록일 : 2024-05-24
  • 기사수 :
2024년 6월호QR코드를 스캔하여 스마트폰에서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