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뒤로가기
맨위로
정보마당
[월간산책] 당쟁의 소용돌이에서 스러진 경종, 의릉
2024-04-24
  • 기사공유
  • 엑스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링크 복사
본문글자크기

6호선 돌곶이역에서 내려 돌곶이 유래비를 지나면 골목 수만큼이나 사람들의 삶이 얽힌 석관동 골목길이 펼쳐집니다. 굽이굽이 골목길을 들어가면 한국예술종합학교 너머로 푸른 녹음이 비칩니다. 푸른 잔디밭 위에는 홍살문 너머로 정자각과 비각이 보이고, 다시 그 너머로 두 기의 봉분이 앞뒤로, 상하로 조성된 모습이 보입니다. 이곳은 장희빈의 아들로 유명한 조선의 제20대 임금 경종과 그 부인 선의왕후 어씨의 왕릉인 의릉(懿陵)입니다. 당쟁에 휩싸이던 시기, 즉위 4년만에 급서한 비운의 왕 경종과 역시 짧은 생을 마감한 선의왕후께서 잠든 곳입니다. 이복형인 경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영조는 즉위 이후 첫 능행으로 의릉을 찾았고, 이후에도 자주 거행했습니다.

“이날 임금이 환궁하다가 길가에 연을 멈추고 양주의 나이 많은 사람을 불러서 본읍의 폐단을 물었다.”

- 『영조실록』7권, 영조1년 8월 27일 임진 2번째 기사(1725)

영조는 의릉에서 돌아오는 길에 양주의 노인들을 불러서 지역의 문제와 조정에 대한 백성들의 요청을 들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의릉 능행은 왕실만의 행사가 아니라 백성들을 위해 덕을 펼치는 장이었습니다. 작년 10월 21에 열린 「제5회 석관동 의릉문화축제」에서 의릉부터 석관초등학교까지 어가 행차 퍼레이드가 열렸는데, 올해 10월에도 그 광경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의릉 산책로 한편에 자리잡은 중앙정보부 강당은 7·4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한 역사적 장소이자, 실험정신 강한 건물로 유명한 나상진 건축가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중앙정보부가 국가정보원으로 바뀌고 서초구로 이전하면서 의릉 복원사업이 진행되었고, 중앙정보부 강당은 국가등록 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의릉
의릉, 국립문화재연구원




빛나는 계절 5월 가정의 달, 오랜 세월 사연을 간직한 의릉 주변 산책길과 작년 새로이 개관한 의릉역사문화관 방문을 추천드립니다.

성북문화원 마을아카이브팀 ☎ 02-765-1611
기획예산과 ☎ 02-2241-3815

2024년 5월호
2024년 5월호
  • 등록일 : 2024-04-24
  • 기사수 :
2024년 5월호QR코드를 스캔하여 스마트폰에서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