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박은영
영화를 보고 싶었다. 국내 영화는 보통 명절을 기다렸다가 TV로 보곤 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1,000만 관객을 뛰어넘은 〈파묘〉의 서늘한 느낌을 극장에서 느끼고 싶었다. 성북구엔 무려 7천 원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 아리랑시네센터가 있다.
아리랑시네센터 건물에 들어서니 팝콘 향이 코끝에 닿는다. 극장의 공기는 팝콘이 지배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느낌이다. 1층의 작은 스낵바와 티켓박스 주위에는 무인발권기도 보인다.
아리랑시네센터는 3개의 상영관을 운영한다. 1관이 있는 지하 1층엔 개봉영화 포토존과 아이들을 위한 정글짐, 독서 공간 등이 있다. 3층의 ‘아리랑인디웨이브’관은 한국 영화의 상영 기회를 위해 독립영화전용관으로 지정 운영된다.
상영관에 들어서면 아이들을 위한 쿠션도 준비돼 있다. 극장이라면 좌석이 중요한데, 층간의 높이와 거리도 넉넉해 무릎이 닿거나 앞 사람의 머리에 스크린이 안 보일 걱정은 없었다.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화된 환경이었다.
국내 최초 공공영화관으로 출발한 아리랑시네센터는 성북구의 중추적인 문화인프라를 구축하고자 2004년 5월 4일 개관했다. 대중영화와 독립영화를 모두 7천 원에, 조조영화는 무려 4천 원에 볼 수 있으니 감동적인 금액이다.
아리랑시네센터의 배려는 이뿐이 아니다. 영화를 보고 싶은 아기 엄마들을 위해 ‘맘스데이’를 운영한다. 아이들을 위해 조명을 조금 밝히고, 소리를 줄였으며 영화 상영 중 입구에 마련된 기저귀 갈이대와 수유대 역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대상은 0세~4세 영유아를 둔 부모로, 만 48개월 이하는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아리랑시네센터는 주말 가격 인상이나 영화 시작 후 광고 따위도 없다. 고물가 시대에 7천 원으로 기꺼이 행복해지고 싶다면 이제,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다.